김숙 前 UN대사 "中에 한미동맹 중요성 반복하고 美에 동맹 보호 요구해야"

[新냉전 새판 짜는 국제질서]

"국제다자협의체 중복 개입해야 외교적으로 유리"

"中무역의존 높아도 쿼드 참여한 호주 거울 삼아야"

"韓, 동맹의 약한 고리...균형 전략에 다 잃을 수도"

김숙 전 유엔 대사. /오승현기자


“밧줄도 한 겹보다는 두 겹, 세 겹으로 만들 때 더 튼튼하듯 외교도 여러 국제 다자협의체에 중복해서 개입해야 유리합니다. 다른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다는 이유로 새로운 조직에 참여하는 것을 결코 주저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방한을 일주일 앞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국가기후환경회의 사무실에서 만난 김숙 전 유엔대사(현 국가기후환경회의 전략기획위원장)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반중 전선 형성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기회가 된다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뿐 아니라 쿼드 플러스(쿼드에 한국·베트남·뉴질랜드 등 국가들을 추가하려는 구상), 민주주의 10개국(D10) 협의체 등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특히 쿼드 플러스 구상에 대해 “현 쿼드의 결속력이 얼마나 공고한지, 참여 국가들(미국·호주·일본·인도)의 생각은 어떠한지, 쿼드를 통한 미국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우리에게는 미국과 동맹이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한데 최근 우리 정부가 내비친 입장을 보면 ‘눈치 보기’로 오해 받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사는 “대(對)중국 무역 의존도가 우리나라 못지않게 높지만 쿼드에 단호히 참여한 호주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며 “중국과의 탈동조를 바라는 나라가 어디 있겠느냐. 그러나 미중 사이에서 균형, 전략적 모호성을 찾다가 엉거주춤할 수 없는 상황은 분명히 올 것이고 그러다 보면 게도 잃고 우럭도 놓친다”고 우려했다.

김 전 대사는 중국의 압박을 대하는 우리 정부의 대응 방안과 관련, “중국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되 시장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우리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6.25 전쟁 이후 한미 동맹이 핵심 국익에 속한다는 사실을 중국에 일관되면서도 분명히, 반복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에도 우리가 쿼드 등 반중 전선에 동참할 경우 동맹 보호의 부담을 일부 더 지게 요구해야 한다”면서 “한국 제품의 수입을 늘리고 첨단 군사 장비 도입에도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4~2005년 외교부 북미국장 시절 외교부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한미 방위비 협상 대사를 지낸 인물이기도 하다.

김 전 대사는 현 미중 갈등 국면을 ‘신냉전의 초입’이라고 표현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의 평가에 동의한다면서도 당장 군사 대결 양상 가능성은 없다는 점에서는 과거 얄타(냉전) 체제와는 다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군사력 격차가 기존 미국·소련 간 차이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교·안보적으로 미국이 2차 대전 이후 형성된 국제 질서, 인권에 대한 위협에 대해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봉쇄’하고 첨단 기술, 통상 분야에서 중국과 적극 경쟁하는 전략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전 대사는 “동북아시아로 지역을 좁혀보면 북중러 공조 체제의 중국이 한미일 동맹의 약한 고리인 한국을 타깃으로 삼아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으로 나오고 있다”며 “미국이 (한국에 대해) 믿을 수 없는 동맹이라는 인식을 갖기 전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과 3불(미국 미사일 방어 참여,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 동맹 포기) 강요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전 대사는 마지막으로 한미·미중 관계와 관련해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이 한국을 찾이 ‘2+2 회담’을 부활시킨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높 평가했다. 김 전 대사는 “미국 국무·국방부 장관이 첫 해외 방문지를 일본과 한국으로 택한 것은 안보 공백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동맹이 약화된다는 인상을 외부에 줘서 안보 공조 체제가 무너지면 북한의 핵 보유 입지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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