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호의 여쏙야쏙]野출입기자 모으는 尹단톡방…소리없이 강한 대선행보

<18>LH사태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인터뷰 이후 칩거

공보조직 구축 위해 국민의힘 소속 보좌진 영입 제안

단톡방엔 소문으로만 야당출입 기자 130여명 모여들어

윤사모는 '다함께 자유당'창당 움직임…정치판 읽는 尹

지난 3얼 4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사의를 한 시간여 만에 수용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고’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3월 초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을 때 국민적 방향을 일으켰던 점과 크게 대비가 됩니다. 언론을 통해 여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움직임에 반대하는 작심 인터뷰를 한 뒤 한국 보수의 심장 대구에 내려가 현 정부를 강하게 성토하고 다음날 전격 검찰총장을 사퇴했던 속전속결의 강단이 보이지 않습니다. 윤 전 총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태에 “이런 식이면 청년들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짤막한 인터뷰 뒤 사실상 칩거에 들어갔습니다. 보통 자신을 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정치인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입니다. 정치인들이 자기 부고 기사 빼곤 나쁜 기사마저도 반긴다는 속설과는 큰 차이입니다. 물론 4·7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윤 전 총장의 진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중동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이렇게까지 침묵이 길어질거라고는 예상치 못했습니다. 당장 대선캠프를 꾸리거나 조직화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전 총장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카톡에 기자들만 ‘인산인해’…공보조직부터 시동 관측


최근 일부 국민의힘 보좌진들이 윤 전 총장이 공보조직을 구축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적잖게 동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보좌진은 직접 영입 제안까지 받았습니다. 과거 보수정권 청와대에서부터 공보 일을 해온 ‘배테랑’ 선임 보좌관에게 윤 전 총장 측 관계자가 “함께 1년동안 일을 하자”고 제안을 했다는 것입니다.

윤 전 총장 측이 유력정치인을 영입한다는 것도 아닌 보좌진을 영입해 공보조직을 구축하려 한다. 여러분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흔히 윤 전 총장에 대해 “정무적 감각이 없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 정도면 탁월한 정무 감각이 아닐까요. 언론을 통해 작심인터뷰를 하고 대선 1년여를 앞두고 전격적인 사퇴를 한 점을 들어 윤 전 총장이 정무적 판단이 탁월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공보조직을 구축하려는 윤 전 총장의 움직임에 탄성이 나옵니다.

과거 2017년 대선 당시 유력 주자로 꼽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순식간에 무너진 데는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언론대응 미숙이 큰원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충청권 한 현역 의원은 “기자들은 정치인이 만나는 첫번째 국민”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자도 설득하지 못하는 데 대다수 국민들의 동의를 받고 공감을 불러오는 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윤 전 총장이 비슷한 생각을 지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퇴 직전의 언론 인터뷰와 사퇴직후 짧은 메시지는 언론의 속성에 상당한 이해력을 가진 것은 분명합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일정을 공유하는 기자단톡방 일부 캡쳐


공보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력정치인을 영입해도 그들의 ‘말’이나 행보 탓에 후보 이미지도 같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공보조직을 움직이겠다는 발상은 윤 전 총장이 내년 대선 후보로서 간단치 않은 인물이라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놀라운 사실은 공보조직도 없는 윤 전총장 단톡방에는 기자들이 입소문만으로 이미 130명이 넘게 모여들었습니다. 일종의 온라인 기자실인 셈인데,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 기자단 단톡방에 43명이 모여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숫자입니다. 물론 민주당 기자단은 막내 기자들을 중심으로 1사1인 원칙 등 나름의 가입 기준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당원과 전국 조직을 갖춘 열린민주당(246명)과 정의당(245명)과 비교해도 윤 전 총장 단톡방의 기세가 뒤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정당은 커녕 후보 조차 아닌데다 활동도 없다보니 이렇다할 메시지도 없지만 기자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당 출입 기자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야당 출입 기자 중심의 단톡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외곽부터 밀도 높이기…2만명 넘어선 ‘윤사모’


윤 전 총장이 이처럼 표면적으로 이렇다 할 행보가 없지만 정치 행보에 기대를 건 주변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모임인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윤사모)’가 대표적입니다.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윤사모 가입자는 이미 2만2,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월 출범한 이후 그간 대검찰청에 윤 전 총장 응원 화환을 보내는 등 꾸준히 지지 활동을 이어 왔습니다. 이들 중 일부 지지자들은 정치 세력화를 시도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가입비와 회비를 받아 전국 조직을 구축하고 ‘다함께 자유당’이라는 정당 이름까지 정해놓고, 윤 전 총장의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대비해 신당창당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월 7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부인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에서 나와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의 지인을 중심으로 책 출판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동기 동창들이 대학 시절이나 사법연수원 시절 윤 전 총장과의 일화를 소개해 자연스럽게 그의 사적인 면모를 대중에 알리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윤 전 총장도 책을 내겠다는 지인들의 제안에 “알아서 하라”고 반응해 반대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전히 정중동을 유지하는 모습에서도 윤 전 총장 측근은 “다만, LH사태 등과 같은 경우처럼 현안에 대해 언론인터뷰 방식으로 짧은 메시지는 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종의 메시지 정치를 통해 존재감은 나타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정중동에도 존재감을 나타내겠다” 이같은 윤 전 총장의 행보는 정치판을 읽는 감각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대선주자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경우 엄혹한 검증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여당도 야당도 대선주자가 정리되지도 않은 상태에 자신만 부각돼 언론과 정치권의 집중포화를 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정치권은 야당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윤 전 총장이 어느 세력과 대선을 준비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짧은 메시지로 존재감만 나타내면서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합리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 공보조직을 구축하고 기자단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겁니다. 외곽에는 2만의 윤사모가 신당창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선주자로 ‘뜨기’위해 안간힘을 쓰지 않고도 ‘별의 순간’에 가까워지는 배경입니다. ‘정치인’윤석열을 다시봐야하는 이유입니다.

※‘여쏙야쏙’은 여당과 야당 ‘속’ 사정을 ‘쏙쏙’ 알기 쉽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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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려고 나왔습니다. 추호도 의심하지 말아 주십시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은 여러 차례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아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데다 당권 경쟁자인 다른 ‘97그룹(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과 달리 이 의원과 각을 세우지 않다 보니 ‘이재명 페이스메이커’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그게 가능하냐”고 일축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박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176석을 얻은 게 큰 성공이자 위기의 시작이었다”며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했는데 결국 못해 대선과 지선에서 패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책임’이 아니라 176명(현재 169명) 의원의 2년간의 활동과 문재인 정부 5년부터 각성해야 민주당을 재건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는 “우리가 왜 일을 못했는지 점검하고 제대로 반성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을 반대하는 분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게 이 본질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개개인의 평가는 제외하고 편하고 안일한 방식의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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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보던 얼굴로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당권주자 중 유일한 비수도권 의원이다. 민주당이 전국정당을 표방하려면 (본선 후보) 3인 중 한 명은 (비수도권에서) 들어가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주자 중 유일하게 지역구가 비수도권(충남 아산을)인 강훈식 의원은 13일 서울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본인을 ‘숨은 진주’로 표현했다. 직전 대선후보와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경쟁자들에게 가려지며 지지율 고전을 겪고 있지만 ‘뻔하지 않은’ 인물이 최종 당 대표 후보로 결정되는 것만으로도 민주당 변화의 바람을 상징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은 “인지도가 가장 낮은 제가 당대표 후보가 되면 새로운 파격 구도가 형성된다”며 “나이(1973년생)도 가장 어리다. 국민들 눈에는 신선하게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단일화도 컷오프 이후 얘기될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강 의원은 본인의 경쟁력을 ‘쓸모 있음’으로 표현했다. 이해찬 당 대표 시절에는 전략기획위원장과 수석대변인을 지냈으며,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 후보의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쓸모 있는’ 역할을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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