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지지도가 낮다.

△다른 후보들은 직전 대통령 후보였거나 대선 경선을 하셨던 분이다. 나머지 두 분도 최고위원을 했던 분들이다. 강훈식을 알리기 시작하면 숨은 진주가 있었구나 라고 느끼실 것이다.

-20대 국회에서도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세력화 시도가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정치적 지향성 하나로 움직여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소위 말하는 X세대다. 문화적으로는 서태지가 자리잡고 있고, ‘응답하라 1994’와 같은 우리의 영역과 공감대가 있지만 정치만큼은 그렇게 풀어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과거에는 독재와 반독재, 민주와 반민주의 시대였다면 우리 시대부터는 그렇지 않았다. 선배 세대인 86세대는 대결 구도에서 살았고, 정치권 진입 방식도 인재영입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97세대는 정치 입문 경로가 다양하다. 당 대표에 나선 4명(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만 해도 모두 다른 경로로 정치에 입문했다.

△정치적 깃발도 우리 시대는 다양한 기치의 삶을 살고 있지 않나. 하나의 깃발로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이해가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세력화는 못했지만 그것 자체가 세력인, 다양한 것들을 반영해야 하는 세대에 살고 있다.

-97그룹이 86그룹과 차별화를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선배 세대는 반독재 투쟁을 열심히 하는 학생운동을 원했다면 우리 세대만 해도 해외로 나가는 프로그램 지원이나 수강신청, 졸업 준비나 학생 복지 등의 학생 요구를 잘하는 총학생회의 시대였다. 지금 제 후원회장을 맡고 계시는 김영춘 전 장관께서 말씀하셨듯 생활정치, 생활개혁을 어떻게 하느냐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래서 쓸모 있는 정치, 우리 삶에 어떤 쓸모가 있는지와 비전을 잘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쓸모 있는 정치라는 게 추상적인 느낌이 든다.

△현재 윤석열 정부를 보면서 국민들은 정치가 쓸모없다고 느끼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6%인데 최저임금 인상률은 5%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N고 시대에 들어가고 있는데 대책은 법인세 인하와 노동시간 유연화다. 대통령에게 도어스테핑을 하며 스테그플레이션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어도 답변은 ‘뾰족한 대안이 없다’였다. 그러니 정치가 쓸모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민주당은 두 가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 하나는 ‘취임덕’에 갇힌 윤석열 정부와 잘 싸워야 하고, 또 하나는 민주당이 대안이 돼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할 일이 많지만 당장 세 가지의 위원회를 바로 만들 것이다. 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풀어내는 역할을 보여주는 ‘문제는 경제야 위원회’, 윤석열 정부에서 진행 중인 정치보복에 대응할 ‘정치보복 대응 위원회’, 민생 대안을 만들고 장기적인 민주당의 과제를 풀어내는 ‘진보 재구성 위원회’다. 이 세 가지 위원회를 적극적으로 돌려야 한다.

△전략적 타깃도 바꿔야 한다. 만 65세 이상 인구가 2027년에는 22%를 넘을 것인데 어르신 세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그것을 하지 않고는 다음 선거를 하지 못한다. 이건 전국정당이어야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다. 수도권에선 젊은 사람들이 많으니 청년정치를 얘기하는데 지방만 해도 고령화에 직면해 있다. 어르신을 잘 모시는 정당이 돼야 한다.

-새로운 진보는 무엇인가.

△우리가 잃은 게 무엇인지 보면 된다. 보수당은 야당의 시간동안 재구성을 했다. 지금은 이준석 대표도 윤 대통령도 독재의 후예라고 보기 어렵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서 다른 정당이 된 것이다.

△특히 민주당이 인기가 있었을 때는 쿨하고 힙했을 때다. 그런데 지금은 미지근한 정당으로, 모든 게 눅눅해진 느낌의 정당이 됐다. 민주당을 쿨하고 힙한 정당으로 바꾸겠다.

△준거집단도 명확히 해야 한다. 문재인정부 5년 간 우리는 모두를 위한 정부가 되려다 보니 타깃이 불분명해졌다. 그런 것들을 정확히 해야 한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라 하는데 지금은 누가 서민인지 누가 중산층인지 명확하지 않다. 지금은 굳이 따지자면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 아니면 집 한 채 있는 사람들 그렇게 명확히 해야 한다. ‘진보 재구성 위원회’에서 그런 일을 하고 그들을 위한 법안이 나올 것이다. 구체적으로 입법을 하고 그걸 이끌 수 있으면 진보는 재구성된다.

△보수의 성공 집권 방정식은 정해져 있다. 남과 북이 갈라서고 동과 서가 갈라서면 집권한다. 이번에는 남녀와 세대가 갈라서서 집권했다. 민주당의 성공방식도 정해져 있따. 남북과 동서가 포용하고 통합했을 때, 그리고 남녀와 세대가 통합했을 때 우리는 성공할 것이다.

-‘어대명’이라는 전대 분위기가 있다. 후보도 이재명 대선후보의 측근으로 대선을 치뤘다.

△저의 출마선언문을 보면 앞부분은 반성문이고, 뒷부분은 미래 비전을 담았다. 반성문은 저 자체가 대선 패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 논리를 전대까지 끌고 가는 것은 과거지향적이라 본다. 문제제기는 하지만 반면교사를 삼을 것은 삼아야 한다.

△앞으로는 그런 잘못을 안 하고 쓸모 있는 정당을 만들자는 데에 방점이 찍혀 있다. 문재인 정부 평가로부터 대선 평가까지 ‘평가 전대’로 가는 것은 당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잘하고 있으면 우리의 반성이 설명이 되는데, 저쪽이 저렇게 무너지고 있을 때는 내부의 분란에 집중하기보다는 누가 더 나은 정당을 만들 것인지를 대결하는 게 더 중요하다. 지금의 지지율 하락 속도면 30%대가 몇 주간 지속될 경우 국정운영 능력을 상실할 수 있다. 그런 위기 상황에서 계속 과거 얘기를 하는 것보다는 미래를 더 잘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된다고 본다.

-이재명 의원이 대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으면 내가 나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 당대표는 3가지를 잘 해야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미래와 혁신을 잘 그려낼 수 잇는 사람. 그리고 170석의 야당 운영 능력과 정무적 감각이 있어야 하고, 전략적 판단이 가능해야. 평론가처럼 지적하는것과 것과 당 운영은 다른 문제다. 마지막으로 계파 싸움 극단화되는 것 막아야 한다. 이 세가지가 핵심으로 제가 적임자다. 교집합 되는 사람은 저인 것 같다. 그래서 출마한거다.

-차기 총선 공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시스템 공천 만든 사람이 이해찬 당대표 시절 전략기획위원장이었던 강훈식이였다. 그리고 180석을 얻었다. 더 잘한 시스템 있다면 적용해야겠지만 그럴 자신이 없다면 지금 시스템을 준용하면서 하는 게 민주적 절차고 합의다. 결국 게임의 룰. 이미 정한 룰이 있는데 바꿀 땐 더 잘 할 수 있거나 특별한 사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룰 적용하는게 맞다.

-박지현 전 위원장도 민주당이 품지 못하면서 청년정치를 말한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가 청년정치를 함께 하는 과정의 몸살이다. 더 중요한 건 그렇게 도전하고 부딪히고 그런 과정이 다 있어야 한다. 또 7명의 대선 주자를 당대표가 되면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신진 정치인에 대한 개방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7명의 대선주자 만들어야 하는 때라는 이야기다. 5년 전엔 7명의 대선 주자 있었다. 안희정, 박원순, 유시민, 조국, 이재명, 김경수 등등. 차기 당대표는 대선후보들을 얼마나 잘 육성하는지, 그것이 살아있는 정당으로 만들어가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97그룹간 단일화하나

△예비경선(컷오프) 이후에 가서 논의해야 한다. 단일화를 전제하는 것보다 컷오프의 어떤 인물들이 들어가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뻔한 얼굴, 봤던 얼굴들이 들어가는 것보다는 개인적으로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 수도권 정당이 아니라 전국 정당 표방하려면 강훈식이 3인 중 한명으로 들어가야 한다.

△아울러 가장 신선한 미래의 얼굴, 제가 가장 어리기도 하다. 40대 당대표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했다는 것으로도 국민 눈에 신선할 것이다. 낮은 인지지만 반대로 제가 들어가면 새 파격 형성되는 구도가 될 것이다. 그 이후에 단일화를 논의해야 한다. 늘 보던 얼굴이 컷오프 통과를 하면 반전 모멘텀 만들기 어렵다.

-강훈식의 의정활동 정치는 무엇이었나

△전대 출마하면서 그간의 정치 전반을 돌아봤다. 총학생회장부터 일관되게 살아왔던 거는 쓸모있는 사람이고 싶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쓸모있는 정치가 이번 슬로건이 아니라 궤적을 같이 하는 단어다. 우리 때 학생회는 민주대 반민주 구도가 아냐. 학생회가 좀 쓸모있었으면 좋겠다에서 시작한 것이다. 대학에 흰우유 밖에 없는데 딸기우유 만들어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에 딸기 우유 만드는 총학생회장이 됐다.

△지금 정치도 그런 것 같다. 복잡하고 어려운 걸 요구하는 게 아니다. 저의 쓸모를 입증하며 살았다. 의정활동도 비슷했다. 유니콘팜 만들어서 전통산업과 신산업 사이에서 갈등을 조정해보려고 하고 스타트업 육성하는데도 집중했다. 지역구에 민식이란 아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 '민식이법'을 법제화했다. 여러논란이 있지만 30년 전 안전벨트 착용 캠페인에 다들 불만이었지만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결국 아이들을 지키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 본다.

△결국 우리에게 쓸모있는 일이다. 당내 정치에서도 계파 가리지 않고 쓸모를 찾았다. 추미애 당대표 시절엔 원내 대변인, 이해찬 대표 시절에는 수석대변인. 이재명 후보 당시엔 전략본부장. 저는 늘 쓸모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당원과 국민들에게 하고싶은 얘기는.

△옳은말 만 잘 늘어놓는다고 당이 잘 가는 게 아니라 운영능력과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동시에 미래와 비전을 말해야 되고, 계파갈등을 줄이고 통합을 이끌겠다.

△우리당이 두가지 과제는 대정부 선명야당과 대안 정당의 수레바퀴 두개가 같이 가야된다. 과거정치는 선명야당만 하면 되는 시간이었다면 170석의 야당은 선명야당과 동시에 대안정당임을 국민에 말하지 않으면 결국은 발목잡는다는 프레임 빠지게 된다. 선명야당과 대안정당으로서 국민의 삶을 챙기며 2년 후 총선과 5년후 대선에서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

△경제학자들은 지금은 가을날씨고 내년엔 빙하기 시작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혹독한 빙하기가 예고되는 만큼 여당에게만 책임을 묻기보다 대안야당으로서 준비를 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