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이 만들어갈 민주당은 사회 연대 정당입니다. 선진국 대한민국에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한 박용진 의원은 여러 차례 민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 의원은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이재명 의원과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단숨에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박 의원은 붕괴된 중산층을 회복하는데 민주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중산층으로 가는 사다리가 무너진 청년, 내집마련의 꿈을 잃어버린 서민들에게 기회와 사회보장제도를 제공하는 정당으로 탈바꿈시겠다”면서 “현재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220만 플랫폼노동자들에게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되는 것만큼 민주당에서 상징적인 사건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정당이 정치를 하는 이유는 선거에서 승리해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서다”면서 “박용진이 민주당에서 선택받는다면 민주당을 떠난 중도층과 보수층이 다시 지지층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당내에서 자신과 함께 쓴소리 역할을 담당했던 김해영 전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기용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당내 기반이 취약해 예비경선 통과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중앙위원들은 최소 정치 4~5단은 되시는 분들이다. 지난 대선에서 맨몸으로 뒹굴었고, (일부는) 어려운 지방선거에서 살아남은 분”이라며 “누가 이재명의 대항마일지, 전략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박 의원은 당내에서 이재명 의원에 대해 가장 쓴소리를 많이 한 인물로 꼽힌다. 최근에도 이 의원을 향해 "사법 리스크는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97그룹으로 분류되는 그는 민주당의 주류였던 86그룹보다 탈권위적인 정치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단순한 세대교체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 내로남불 등을 극복하기 위해 개방적인 풍토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과 싸우며 사회적 역할을 해왔던 86그룹들은 ‘나쁜 적’을 물리치거나 평창올림픽 등과 같은 대의를 위해 공정을 뒤로 물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97그룹은)현대적 감각의 공정과 센스 있는 민주주의를 보여야 할 시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용진 당대표 후보 인터뷰 전문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당히 잘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이 달라져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가 있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대세론을 형성한 이재명 의원이 갖고 있는 한계가 보이면서 나타난 결과다.
△여론조사에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적다는 말도 하던데,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것 아닌가. 박용진이 민주당에서 선택받기만 한다면 중도층과 보수층이 민주당 지지층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급행열차가 될 것이다.
△선거에서 이기는 정당이 되려면 민주당이 더 변하고 몸무림쳐야 되는데 아직 멀었다. 박용진 당대표, 김해영 혁신위원장 이 정도 라인업은 갖춰야 국민들이 봤을 때 ‘민주당이 다음에는 선거에 이길 수 있겠구나’ 믿음이 생길 것이다.
-컷오프 통과와 관련 중앙위 70%외 여론조사30%가 반영됐다. 인지도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중앙위원이 조직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리스크다.
△통과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중앙위원들의 역동성과 전략적 선택을 믿기 때문이다. 이분들이 정치 4~5단쯤 되시는 분들이고, 그 어려운 선거에서 살아남은 기초단체장들, 지역에서 지난 대선 때 맨몸으로 뒹굴었던 지역위원장들이다. 주요 후보군 중 누가 올라가야 이재명과 해볼만 할까, 누가 이재명의 대항마일까 이들의 눈에는 보일 것이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는 김대중 정부 이후 이어온 민주당의 캐치프레이즈가 지난 대선 이후 사라졌다는 지적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탁월함은 시대의 흐름을 짚었다는 점이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이야기가 나온 게 80년대 후반이다. 그떄는 중산층이 막 우리 국민의 70% 이상 될 때다. 대통령이 되고 난 이후에는 이른바 산업화는 가장 늦었지만 정보화는 가장 먼저하자고 제안했다. 김대중의 적자를 자임한다면 시대 흐름부터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중산층이 붕괴된 상태고. 중산층으로 가는 사다리도 무너져있다. 이걸 어떻게 복원하느냐가 중요하다. 박용진이 만들어갈 민주당은 사회 연대 정당이다. 선진국 대한민국에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 즉 중산층으로 가는 사다리가 무너진 청년, 내집마련 꿈을 못갖는 서민들에게 기회와 사회 보장제도와 법적 권리를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당을 위해 옳은 말을 하고 소신있는 발언을 이어왔지만 그만큼 ‘고립됐다’ ‘아웃사이더’라는 평가도 있다
△박용진이 당 대표가 되는 게 어려울 수는 있어도 당을 못 이끌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당 대표가 되는데 필요한 표나 계파가 있냐 없냐 문제로 볼 순 있지만 오히려 계파 대립의 민주당을 통합시켜내면서 끌고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아닌가.
△민주당 의원들이나 정치 자산들의 가장 큰 고민은 차기 총선 공천을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다. 저는 1년 전부터 예측 가능하고 투명하게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누구에게 유리하고 불리하고, 당 대표가 사전에 개입하고 입김 넣고 이런 방식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진정한 리더십은 민심으로부터 나온다. 리더가 얼마나 민심의 지지를 받으며 이끌어나가는게 중요하지 계파가 있고 없고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86과 다른 97그룹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97세대든 젊은 정치인들이라면 보다 개방적고 보다 더 탈권위적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개방적이라는 뜻은 ‘우리편이면 괜찮아’ 혹은 내로남불 이런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매우 현대적 감각의 공정. 매우 센스 있는 민주주의도 필요하다. 이전에 권위주의 정권과 싸우며 사회적 역할을 해왔던 586세대들은 ‘더 나쁜 적을 물리치기 위해 이정도 공정은 뒤로 물릴 수 있잖아, 양보해야 하는 거 아니냐’ '평창올림픽 성공 위해 국가대표 정도는 양보할 수 있느냐' 했지만, 이런 것들에 결국 청년들이 분노했던 것 아닌가.
-97그룹의 시대정신 혹은 앞으로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가
△두세 개의 직장을 동시에 갖는 사람들. 이른바 N잡 노동이 일상화되는데 이들이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누리고 안정적인 미래를 누리도록 자산 축적의 과정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과제를 앞장서 해나가면서, 시장의 불공정과 불법적인 행위들을 적극적으로 막아갈 수 있는 사람이 민주당의 새 리더다.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 있는가
△활짝 열어놓고 있고, 어떤 방식이든 좋다. 컷오프 전이든 후든 이번 전당대회 흥행을 만들고 당원들이 가슴 뛸 수 있는 이변을 만들기 위해선 97세대뿐만 아니라 설훈, 김민석 의원과의 단일화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