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스마트 교통관리’에 352억 썼지만…기술한계로 미사용

■감사원, 스마트도시 조성사업 실태조사

자동감지기능 없는 돌발상황감지 서비스

신뢰성 떨어지는 실시간교통제어 서비스

감사원 전경.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화성시 등 74개의 스마트도시건설사업지구에 실시간교통제어·돌발상황감지 서비스 구현을 위해 사업비 352억 원을 들였지만, 기술의 한계 혹은 운영 미흡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해당 서비스를 사실상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5일 스마트도시 조성 사업 실태조사 결과, LH가 구축한 실시간교통제어·돌발상황감지 등의 스마트도시 서비스가 각 지자체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사례를 지적했다. LH가 지자체별 운영 실태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관행적으로 서비스를 구축하면서 총 352억 원 규모의 스마트 교통관리 시스템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한 것이다.

자동감지기능 없는 돌발상황감지 서비스에 179억


LH는 용인 흥덕 등 59개 스마트도시건설사업지구에 총 179억 원을 들여 돌발상황감지 서비스를 구축했으나, 해당 서비스의 자동감지기능 기술이 떨어져 사실상 교통관제용 CCTV로 활용되고 있다. 돌발상황감지 서비스란 교통사고, 차량 고장, 공사 등 도로 위 돌발상황 혹은 비정상적인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자동으로 감지해서 대응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당초 LH는 기존 교통정보에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돌발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예측하는 스마트 서비스를 구현하고자 영상검지기(VDS)와 루프검지기 등의 장비를 구비했다. 그러나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기본적인 통계적 분석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돌발상황을 감지하는 알고리즘은 구축했지만 정보에 대한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져 사실상 ‘자동감지기능’이 부재한 상황이다.

결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179억 원을 투자한 돌발상황감지용 CCTV를 일반 교통CCTV와 다름 없이 주요 교차로의 교통 흐름 감시에 이용하고 있고, 모니터링을 위해 따로 관제요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뢰성 떨어지는 실시간교통제어 서비스에 173억


나아가 LH는 화성 동탄 등 29개 지구에 질 낮은 교통정보 수집으로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실시간 신호제어(TRC) 방식의 실시간 교통제어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173억 원을 투자했다. 특히 실시간 신호제어 방식을 실제로 활용하지 않는 경우 교통량을 수집하는 차량검지기 설치가 필요 없는데도 불구하고 LH는 루프검지기 3,353대 구축에 68억 원, 영상검지기 139대 구축에 21억원을 사용했다.

TRC 방식은 차량검지기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가공해 구간속도, 점유율, 대기길이, 정체도 등을 산출한다. 그러나 27개 지구의 지자체는 루프검지기로 수집된 정보의 신뢰성이 매우 떨어지고 나아가 신호주깃값을 변경할 때 지연 오차로 신호 연동이 깨지는 현상으로 인해 TRC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LH는 TRC 방식의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관행대로 서비스 구축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LH는 지난 2018년 12월 ‘U-City 기반 시설 및 서비스 실용성 평가를 통한 스마트시티 구축방안’이란 제목의 용역 연구를 통해 TRC 방식의 문제점을 확인했고, LH 세종사업소는 지난 2019년 1월 ‘실시간 신호 알고리즘의 신뢰성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영삼검지기를 삭제하고 5억 원을 감액한 바 있다.

이에 감사원은 LH에 현재까지 구축한 스마트도시서비스의 기술 수준, 운영 실태, 문제점 등을 조사·평가해 신규 사업지구에 반영할 수 있도록 서비스별 기술 적용기준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현재 LH는 전체 74개 스마트도시건설사업지구 가운데 화성 동탄·용인 흥덕 등 47개 지구의 스마트도시기반시설 구축사업을 완료했고, 위례 신도시·고양 장항 등 27개 지구에 대한 사업은 아직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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