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차별금지법 필요성 암시..."새 인권규범에 역량 모아야"

■인권위 20주년 축사

"20년 전 차별금지 기본법 못 만들어 한계"

"인권 선진국 되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코라나 속 격차 문제도 시급한 인권 현안"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행사 축사자로 나서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인권 규범을 만드는 일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종교계, 시민단체나 종교계 등을 중심으로 찬반이 갈리는 차별금지법에 대해 사실상 입법이 필요하다는 취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20년 전 우리는 인권이나 차별 금지에 관한 기본법을 만들지 못했다”며 “'인권위법'이라는 기구법 안에 인권규범을 담아 한계가 있었다. 우리가 인권 선진국이 되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때로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요구하는 것도 인권위가 해야 할 몫”이라며 “정부는 인권위의 독립된 활동을 철저히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등은 수많은 이의 헌신과 희생이 일군 성과이며 우리 존엄과 권리는 우리가 소홀하게 여기는 순간 뺏길 수 있다”며 “모두의 인권을 폭넓게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인권을 보장받는 길이다. 항상 인권을 위해 눈뜨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07년 장애인 차별 금지법 제정, 보호감호처분 폐지, 군 영창제도 폐지, 삼청교육대 및 한센인 피해자 명예회복과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치매국가책임제 도입, 부양의무제 폐지 등의 과정에서 인권위가 큰 역할을 했다고 격려했다. 또 “인권위 노력이 밑거름돼 학교 체벌이 사라졌다”며 “채용, 승진에 있어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이 금지됐고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한 인권문제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가사노동자가 근로기준법 보호받게 된 데도 인권위 노력이 컸다”고 되짚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던 ‘살색’이란 표현이 인종차별이 될 수 있음을 알렸고 남학생부터 출석번호 1번 부여하던 관행에도 제동을 걸었다”며 “인권존중 사회를 향한 여정에 끝이 없다. 코로나를 겪으며 우리의 삶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인권위가 설립된 20년 전 평화적 정권교체로 정치적 자유가 크게 신장됐지만 인권 국가라고 말하기엔 갈 길이 멀다”며 “특히 사회경제적 인권 보장에 부족함이 많았다. 코로나와 기후 위기, 디지털 전환 속에서 발생하는 격차 문제도 시급한 인권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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