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13만명 vs 한미 600명… 역전된 연합군사훈련

[동북아 군비경쟁 한국만 ‘오리알’]

본지 역대 훈련기록 분석

중러, 상륙·공수작전 등 전문화

한반도 주변 해역서 주로 훈련

인도·이란 등 참가국도 늘어나

韓美는 현정부서 '실기동' 축소



북한·중국·러시아가 급격히 군비를 증강하는 가운데 군사훈련 차원에서도 중러 진영이 한미 동맹을 역전하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은 대폭 축소된 반면 중러는 훈련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서울경제가 지난 2005년 이후 중러 합동군사훈련 추이를 살펴본 결과 2010년대 중반부터 훈련 횟수가 대폭 늘었고,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훈련 지역은 중러 인근 지역에서 전 세계 주요 전략 지역으로 확대되다가 신냉전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다시 중러 본토 및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 초점이 모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분석은 정부 산하 A 기관이 지난해 12월 중러의 전략적 협력 관계와 관련해 작성한 비공개 보고서 및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중국·러시아 군사훈련 평가’ 자료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여기에 더해 중러 당국 발표 내용 및 주요 외신 보도 등이 참조됐다.

연합 군사훈련은 당초 격년으로 2005·2007·2009년 각각 한 번씩 열리는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2009년(한 번)과 2010년(두 번)에 연달아 개최되더니 이후 빈도가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2~2015년에는 매년 연간 두 번씩, 2016~2018년에는 연간 세 번씩, 2019년에는 다섯 번 실시된 것이다. 특히 2019년 훈련 중 9월 중부(Tsentr) 훈련에는 약 13만 명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병력과 대규모 장비가 투입됐다. 2005년의 훈련 참여 병력이 1만여 명(중국 8,000여 명, 러시아 2,000여 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2020년에는 중러 연합 군사훈련 횟수가 두 번(9월·12월)으로 줄었지만 러시아는 9월 훈련에 무려 8만 명의 병력을 파견하며 적극성을 보였다. 특히 러시아 국방부는 중러가 향후 5년간 군사훈련을 확대하는 ‘2021~2025 합동군사작전을 위한 로드맵’을 승인했다고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밝혔다. 중국 환구시보는 해당 로드맵이 최초로 해상·공중 연합 초계 작전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러 군사훈련은 초기에는 주로 중러 양자 간 합동훈련 형식이었다. 이후 점점 여러 나라들을 참가시키는 다자간 합동훈련 형태로 발전됐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과 같은 구소련권 국가들 외에도 인도·파키스탄(2019년), 이란(2020년) 등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훈련 내용도 전문화·다변화되는 추세다. 해양·항공 공동 훈련, 상륙 돌격 훈련, 대규모 공수 훈련, 미사일 요격 훈련, 대테러 훈련 등이 대표적 사례다.

훈련 지역은 차츰 넓어졌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북아로 다시 좁혀졌다. 초기에는 주로 서해를 비롯해 중국·러시아 주변에서 진행됐다. 이후 지중해(2015년), 남중국해(2016년), 발트해(2017년), 호르무즈해협(2019년), 카스피해·흑해(2020년) 등으로 확장됐다. 그러다가 동중국해 및 서해에서 실시한 지난해 12월 훈련에서부터 다시 동북아 일대로 훈련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실시된 지역은 중국 칭퉁샤(8월) 및 러시아 오렌부르크주(9월) 등 양국 본토와 동해 스가루·오스미해협(10월) 일대다. 그만큼 한반도 주변의 안보 불안이 촉발되고 있다.

반면 한미연합훈련은 현 정부 들어 대규모 실기동 훈련(독수리·키리졸브·UFG 등)이 줄줄이 폐지돼 사단급 이하의 축소된 실기동 훈련(500~600명 이하)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 실기동 훈련이던 팀스피릿이 1989년 약 20만 명, 독수리훈련이 2017년 32만 명으로 사상 최대 병력 규모를 과시하던 것을 감안하면 급격한 변화다. 대신 한미 연합훈련은 연간 두 차례(전반기·후반기)의 지휘소 훈련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역시 2020년 전반기에는 취소됐다가 후반기부터 복원됐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규모가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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