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동산도 시장의 일부…가격만 억누르는 건 바보 짓”

[대선 주자에게 듣는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정부 수요억제 치중 시장 왜곡”

“공급의 양과 질 모두 개선해야”

용적률·재건축 규제완화 등 시사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100조 등

상대진영 좋은 공약 기꺼이 수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권욱기자


“부동산도 수요와 공급이 만나 생긴 가격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의 일부입니다. 이걸 존중해줘야지 가격만 억누르려고 하는 것은 바보짓이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문제 해법과 관련해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만들어진 가격을 두고 높다 혹은 낮다고 판단해 인위적으로 올리거나 내리려고 하면 시장 왜곡이 생긴다”며 “가격을 조절하려 할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을 정상화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수요를 누르는 쪽에만 집중하니 시장 왜곡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신념적으로 반응한 결과였다”고 지적했다. /대담=이철균 정치부장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설득보다 고집스러움이 컸다.

△가격을 누르는 데 행정적으로 집중했던 측면이 있었다. 수요 공급을 통해 만들어진 가격을 누르면 그게 조정되기 어렵고 부작용만 발생하게 된다. 시장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시장의 요구를 들어줘야 되는데 신념이 더 크게 작용했다. 즉 수요 억제에 너무 신념적으로 집중하다 왜곡이 발생했다고 본다. 결국 원리대로 되돌아가면 가격은 안정된다. 수요 가운데 투기 수요는 억제하고 실수요는 금융·세제 등으로 보호해줘야 한다.

-현 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차이점이 있나.

△시장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수요 억제에 의존하지 않고 공급을 확대하는 방식, 시장 가격을 존중하는 방향성에서 차이가 있다.

-공급에 필요한 부지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도시는 원래 밀도가 높아지는 것인데 왜 옆으로만 찾는가. 위로 올리면 된다. 또 경인선·1호선 같은 철도·국철 부지,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을 택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 역시 필요하면 활용해야 한다. 공급 정책도 공공임대주택·토지임대부주택뿐만 아니라 ‘누구나집’도 해서 다양한 선택권을 주면 공급 왜곡이 줄어들 수 있다.

-수요 정책도 병행하나.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에 대해서는 부담을 늘리고 실제로 거주하기 위해 주택을 구입한 경우 가격 폭등에 따른 부담을 완화해주는 정책 역시 준비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와 직결되는 국토보유세는 추진하나.

△제 주장이 관철되지 않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국토보유세는 토지 이익 배당인데 역시 저는 필요하다고 보지만 국민들의 동의하에 하겠다는 뜻이다. 필요하면 기본소득위원회를 만들어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들이 동의하면 하겠다. 국토보유세라고 하니 세금으로 생각하고 당연히 반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토지 수익 배당 또는 토지 배당 형태로 내는 거 없이 받기만 한다는 사실을 알리면 반대할 이유가 없어진다. 이렇게 해도 동의하지 않으면 후퇴한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도 추진하겠다는 의지인데.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 지원 방식으로 봐야 한다. 첫째는 금융 지원으로 돈을 빌려주는 방식, 둘째는 현금으로 직접 지원하지만 죽어 있는 돈이다. 셋째가 매출을 늘리는 방식의 지원인데 그럼 돈이 살아 움직이게 된다. 즉, 소비 쿠폰 형태로 매출 지원을 해주면 국민소득이 늘고 매출도 증가하는 이중 효과가 생긴다. 매출만 증가하는 게 아니라 소비승수효과가 생기게 돼 생산과 유통과 고용을 유발하게 된다. 그래서 지역화폐 형태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 매출 지원 효과를 고려해 주장하는 것이다. 충분히 설득할 자신이 있다.

-기본소득도 주장해왔다. 국민적 합의가 가능한가.

△당장 전면적 도입이 아니다. 부분적·단계적인 방식이다. 예를 들면 아동수당을 확대하는 방식, 노인 기초연금을 공평하게 지급하는 방식 등이다. 특히 자산이 많다고 기초연금이 지급되지 않는 실정이다. 집 한 채 있는데 생활비는 방법이 없지 않나. 그야말로 명목상의 자산만 있는 노인들은 일생을 국가를 위해 더 많은 세금을 낸 사람들인데 국가가 그들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그런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소액이라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최소 생계 유지에는 얼마 들지 않는다. 그다음에 청년·농촌 등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전면적인 전 국민 상대의 보편적 기본소득은 국민적 합의를 거칠 것이다.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면 점차 (규모를) 늘려가는 식이다.

-최근 야당이 소상공인 지원의 정책 주도권을 가져간 것 같은데.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중도 진출을 하겠다고 각종 정책을 쏟아내겠지만 결국 그게 공염불이다.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게 아니고 필요에 의해 장식품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저로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훌륭한 분인데, 예를 들면 과거에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면서 박근혜 후보 선대위에서 기초연금을 제시했지만 결국 선별 복지에 그쳤다. 지금도 정말 우리 시대에 필요한 정책들을 얘기하지만 결국 국민의힘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고 과거와 같이 활용만 당하는 상황이 재연될 것 같다. 대표적으로 소상공인 100조 원 지원도 하루 만에 내부 공격을 받아 후퇴해버렸고 본인은 스타일을 매우 많이 구기게 됐다. 저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인데 진짜 안타깝다.

-야당의 정책을 수용할 수도 있나.

△정책이 네 것, 내 것 이런 게 어디 있나. 그래서 정책에는 저작권이 없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100조 원 소상공인 지원을 하자고 하니 훌륭하다며 바로 수용하지 않았나. 윤석열 후보가 50조 원 지원 공약을 냈을 때도 바로 받아들였다. ‘당신의 성과를 인정한다 동의해줄게’ 이런 방식은 정책 주도권을 잃을 수 있어 보통 잘 하지 않지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돌아갈) 성과로 증명받는 게 중요해서다.

-정책과 공약을 실현할 자신이 있나.

△불가능한 공수표가 아니고 충분히 가능하다. 리더가 용기와 결단력을 가지고 자기 철학과 가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거기에 맞춰 효율적인 정책을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는 용기 역시 필요하다. 국민이 원하면 우리 지지층이 반대해도 추진해야 사회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 세종대왕도 한글을 만드는 데 반대가 컸지 않았나. 하지만 지금의 한글이 만들어진 것은 지지층·기득권 등의 반대에도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용기를 내서 정책을 집행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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