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게 뼈아팠던 경남에서의 두 번의 기억[정상훈의 지방방송]

<12>경남지사…김두관·김경수 중도하차

실망한 유권자…보수 텃밭 가속화 될 듯

사상 최초 동부경남 출신 도지사 나오나


학창시절에 ‘지방방송 꺼라’는 말 좀 들은 편입니다. 수업시간에 많이 떠들었단 뜻이겠죠. 그때 다 하지 못한 지방방송을 다시 켜려고 합니다. 우리 지역의 살림꾼을 뽑는 6·1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얘기를 얇고 넓게 훑어보겠습니다. 지방방송의 볼륨을 조금만 키워보겠다는 생각입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동서로 갈라진 대한민국의 정치지형 상 경남은 보수의 텃밭으로 분류됩니다. 상대적으로 농어촌 지역이 몰려 있는 서부경남의 영향으로 PK(부산·울산·경남) 중에서도 보수세가 강합니다. 그럼에도 경남은 이른바 민주당 계열의 도지사를 두 명이나 배출했습니다. 민선 부활 이후 선출된 도지사 수가 5명(다선 제외)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40%의 비율입니다. 문제는 두 명 모두 자의, 또는 타의로 인해 임기를 모두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는 점입니다.

경남에서 배출한 첫 번째 민주당 계열의 도지사는 현재 경남 양산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두관 의원입니다. 참고로 경남 양산을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 전 사저가 있던 매곡마을이 위치한 지역입니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중에도 명절 때면 이곳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인근 성당에서 주민들을 만나곤 했습니다.

경남 남해 출신인 김 의원은 고향인 고현면 이어리 이장을 시작으로 남해군수를 거쳐 도지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김 의원은 무려 3수 끝에 도지사에 당선됐습니다. 앞서 두 번의 도전에선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간판을 달고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 제5회 지선에선 야권단일후보라는 이름으로 무소속 당선됐습니다. 김 의원의 경남지사 당선을 ‘민주당 계열’이라고 표현한 것이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당선 2년 만에 도지사직에서 스스로 내려옵니다. 대권이라는 더 큰 도전을 위해서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무리수를 넘어 악수(惡手)였습니다. 정치성향이 다른데도 믿고 뽑아준 도민들은 김 의원을 넘어 민주당 전체에 실망을 드러냈습니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홍준표 전 의원을 대선주자로 키워준 계기도 됐습니다. 홍 전 의원은 5년 뒤 대선에서도 민주당을 위협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민주당으로선 김 의원이 귀하게 얻은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대선 경선에 참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는 대목입니다.

생각보다 민주당의 재기는 빨랐습니다. 6년 만에 경남 도정을 탈환한 것입니다. 2018년 제7회 지선에서 당선된 김경수 전 지사입니다. 20대 총선에서의 선전, 국정농단으로 인한 탄핵, 문재인 정부 출범, 남북정상회담 등이 겹치면서 일군 성과입니다. 김 전 지사가 민주당에게 취약한 서부경남 출신인 점도 유효했습니다. 김 전 지사는 경남 고성 출신으로 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왼쪽)와 문재인 전 대통령. / 서울경제 DB


업무 성과도 좋았습니다. ‘친문’ 핵심으로 불릴 정도로 대통령과 가까운 실세 정치인답게 투자 유치나 일자리 창출 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코로나 대유행 또한 공공의료체계를 적절히 이용하며 양호하게 대응했습니다. 이 때문에 꾸준히 50%대의 지지도를 받아왔습니다.

김 전 지사의 발목을 잡은 것은 모두가 알다시피 ‘드루킹 사건’이었습니다. 결국 김 전 지사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3년 만에 도지사직에서 내려옵니다. 민주당의 두 번째 실패. 이로 인해 당분간은 경남 지역의 보수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망입니다.

6·1 지방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의 통영·고성 지역위원장 출신인 양문석 후보와 창원시장·재선 의원 등을 지낸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습니다. 여기에 정의당 대표이자 창원성산에서 국회의원을 역임한 바 있는 여영국 후보도 도전장을 냈습니다.

만일 이번에 양문석 후보나 박완수 후보 중에서 도지사가 나오면 민선 최초 동부경남 출신 지사가 탄생하게 됩니다. 김혁규(합천)·김태호(거창)·김두관(남해)·홍준표(창녕)·김경수(고성) 등 지금까지 민선 경남지사는 모두 서부경남 출신이었습니다. 반면 양 후보와 박 후보는 동부경남인 통영이 고향입니다. 물론 사천 출신인 여영국 후보가 당선된다면 서부경남 출신 흐름을 잇게 됩니다.

역대 민선 경남지사들이 모두 대권에 도전했거나 대권주자급으로 성장한 만큼 이번에 당선될 경남지사의 향후 정치행보 또한 궁금해집니다. 김혁규·김태호·김두관 전 지사는 대선 경선에 도전한 경험이 있고, 홍준표 전 지사는 제19대 대선에 출마했습니다. 김태호·김두관·홍준표 전 지사는 지금도 대권에 대한 꿈을 갖고 있습니다. 김경수 전 지사도 만일 사면이 이뤄진다면 언제든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경남도지사 선거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부터),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지난 11일 KBS창원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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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려고 나왔습니다. 추호도 의심하지 말아 주십시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은 여러 차례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아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데다 당권 경쟁자인 다른 ‘97그룹(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과 달리 이 의원과 각을 세우지 않다 보니 ‘이재명 페이스메이커’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그게 가능하냐”고 일축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박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176석을 얻은 게 큰 성공이자 위기의 시작이었다”며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했는데 결국 못해 대선과 지선에서 패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책임’이 아니라 176명(현재 169명) 의원의 2년간의 활동과 문재인 정부 5년부터 각성해야 민주당을 재건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는 “우리가 왜 일을 못했는지 점검하고 제대로 반성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을 반대하는 분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게 이 본질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개개인의 평가는 제외하고 편하고 안일한 방식의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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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권을 포기하겠다. 권한을 내려놓고 계파갈등을 끊어 내겠다.” 더불어민주당 8·28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 강병원 의원은 여러차례 “지도자”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는 “계파가 격하게 대립하는 원인이 공천권이라면 그걸 바꿔야 지도자”라고 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강 의원은 “위기의 순간, 결단의 순간 지도자의 역할은 발휘돼야 한다”며 “낡음과 낡음의 대결이 아닌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당 대표 공천권을 내려놓고 공천시스템을 정교하게 고도화시켜 당의 분열의 씨앗을 제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스스로를 ‘다윗’이라고 칭했다. 실제 강 의원은 정치 신인 시절 당시 3선에 도전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선에 맞붙어 신승했고, 본선에서는 이명박 정부 실력자였던 5선 이재오 전 의원을 상대로 승리해 국회에 입성했다. 학창시절 서울대 총학생회장도 운동권 진영논리를 벗어던지고 진영통합의 길을 내세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승리를 한 바 있다. ‘골리앗’을 이긴 다윗의 비결은 ‘생활정치’라고 단언했다. 강 의원은 “이념이 아닌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강훈식 “‘쿨하고 힙’한 민주당… ‘쓸모’는 기본”[전문]
“늘 보던 얼굴로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당권주자 중 유일한 비수도권 의원이다. 민주당이 전국정당을 표방하려면 (본선 후보) 3인 중 한 명은 (비수도권에서) 들어가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주자 중 유일하게 지역구가 비수도권(충남 아산을)인 강훈식 의원은 13일 서울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본인을 ‘숨은 진주’로 표현했다. 직전 대선후보와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경쟁자들에게 가려지며 지지율 고전을 겪고 있지만 ‘뻔하지 않은’ 인물이 최종 당 대표 후보로 결정되는 것만으로도 민주당 변화의 바람을 상징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은 “인지도가 가장 낮은 제가 당대표 후보가 되면 새로운 파격 구도가 형성된다”며 “나이(1973년생)도 가장 어리다. 국민들 눈에는 신선하게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단일화도 컷오프 이후 얘기될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강 의원은 본인의 경쟁력을 ‘쓸모 있음’으로 표현했다. 이해찬 당 대표 시절에는 전략기획위원장과 수석대변인을 지냈으며,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 후보의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쓸모 있는’ 역할을 맡아
[보선핫플]이재명 “큰 유능한 일꾼 필요…‘더’크게 써달라”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계양은 선거 초반만 해도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압도적인 인지도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손쉬운 승부가 예상됐지만 갈수록 선거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차이나던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한 주 만에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은 비상등이 켜졌다. 이에 이 후보 캠프는 압도적인 지역공약과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목표다. 24일 인천 계양구 임학동에 위치한 선거캠프에서 이 후보는 계양 테크노밸리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는 등 지역 민심 공략에 집중했다. 계양을 제2의 판교 테크노밸리로 만들겠다는 이 후보는 △지하철 9호선 연장 △개발이익 계양구 재투자 등을 약속하며 “계양에는 큰 유능한 일꾼이 필요하다. 실력과 성과를 입증한 제가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접전양상인 윤 후보와의 여론조사와 관련해선 “큰 물길을 보는 전화면접조사와 표면의 파도같은 변동성을 보는 자동응답(ARS)조사의 차이로 본다”며 “대통령 취임컨벤션 효과와 한미정상회담으로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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