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안돼" "초부자 감세 저지"…예산정국 '진흙탕' 예고

[尹정부 첫 예산안 심사 벌써 전운]

與 "재정 정상화로 건전기조 유지"

野 "무차별적 특권예산 좌시못해"

본격적 논의도 전에 기싸움 팽팽

사법리스크·외교 등 쟁점도 많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 넘길 수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성형주 기자


639조 원 규모의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 및 세법개정안 심사를 앞둔 국회에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5년간 방만 재정을 정상화하는 건전재정을 유지하겠다는 기조를 세웠고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초부자 감세 저지를 당론으로 앞세우면서 불필요한 혈세 낭비를 막겠다는 각오다. 어느 때보다 여야의 입장 차가 확연히 갈린 가운데 각종 현안들이 겹치면서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예산안이 윤석열 정부의 초기 국정철학을 담고 있는 만큼 △약자를 위한 지원 △미래를 위한 투자 △건전재정 확립 등 민생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취임 첫 일성으로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639조 원의 예산 심의에서 집권 여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강도 높은 지출 재구조화를 통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건전재정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열린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복지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는 지원 방안을 꼼꼼히 챙기면서 반도체와 원전 등 윤석열 정부의 전략 사업 예산은 확실히 확보해 대한민국의 경제 체질을 선진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초연금과 같은 이른바 ‘이재명표’ 포퓰리즘 예산은 과감히 삭감한다는 방침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이 기초연금과 출산수당을 인상하는 등 무책임한 선심성 정책을 내놓았다”며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집권 여당이었는데 이제 야당이라고 표를 의식해 무책임한 법안을 남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기초연금만 올려도 12조 원이 소요되는데 (민주당이) 재원 이야기는 안 한다”면서 “연금제도는 관련된 연금을 종합적으로 통합해 전체적인 구조를 짜야지 어느 연금 하나하나를 따로 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성동 전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소위 7대 입법을 들고 나왔는데 이 중 상당수는 국가재정을 파탄 내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악법”이라며 “민주당이 정책적 무능을 정치적 위선으로 은폐하기 위해 포퓰리즘을 놓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초부자감세 저지’ 등의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성형주 기자


민주당은 서민과 저소득층을 위한 예산은 지키면서 정부 여당의 ‘초부자 감세’ 기조에는 당력을 총결집해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정부 예산안을 “비정하다”고 평가한 만큼 전면적인 예산안 대개조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시에 이 대표의 관심 사안인 서민의 주거 환경 개선과 골목상권 활성화, 농민의 쌀값 안정화 관련 예산은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주식 양도소득세 면제 기준 상향,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 폐지 등의 법 개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다수 의석을 앞세워 윤석열표 초부자 감세를 막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 대표는 “초부자 감세, 특권 예산에 대해 우리가 야당으로서, 또 다수당으로서 국민의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영빈관 신축을 비롯한 대통령실 및 관저 이전 관련 예산 논란이 불거지면서 서민을 위한 민생 예산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위해 사용됐다고 공세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생을 보살펴야 할 예산이 불필요한 대통령실 이전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해도 1700억 원이 넘는다는 보도가 있다”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예산이 들어갈지 국민들은 대통령 부부를 오히려 걱정하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또한 “초부자 감세로 재벌 대기업에는 숨통을 트여주고 대통령과 정부가 원하는 사업에는 예산 빗장을 끝없이 풀다 보니 정작 가장 힘들고 절실한 청년·노인·장애인 일자리, 공공임대주택, 취약 계층 지원 등의 예산만 줄줄이 삭감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모는 복합 위기 앞에서 윤석열 정부의 초부자 감세, 무차별적 혈세 낭비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여야가 정기국회 시작부터 강 대 강 대결 구도를 이어가면서 국정감사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산안 심의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진 모습이다. 여야는 이날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상당 시간을 사법·외교 관련 현안 질문에 할애했다. 이 때문에 이번 예산안 및 세법개정안도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길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2023년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의 법정 시한은 올 12월 2일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물

[정치人]김한규 “세비 축낸다는 부정적 인식 안타까웠다”[전문]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코로나19 재확산까지 덮쳤는데 국회는 개점 휴업상태다. 부끄러웠다”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회 개점휴업 방지법’을 발의했다. 이른바 ‘0.5선’ 국회의원이 보기에도 여야가 두 달 가까이 원구성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상태가 “안타까웠다.” 복합위기가 몰려오는 상황에서 국회 상임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개점 휴업 상태를 끊어내야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어 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관련법에 4년마다 관행적으로 반복되는 국회의 업무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회 전반기 의장·부의장·상임위원의 임기 만료 이후 후반기 원구성이 될 때까지 임기를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김 의원은 “세비로 세금을 축 낸다 부정적인 인식이 더 강해지는 상황”이라며 “4년 후, 8년 후 국회 공백상태가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당장 법적용은 못하지만 4년 후에는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자신했다. 스스로 ‘0.5선’이라고 여러차례 자세를 낮췄지만 일을 하겠다는 의지는 어느 의원들보다 넘쳤다. 로펌에서 기업
박주민 “이재명과 술 마신 건 6월말…이 의원 금주는 7월”[전문]
“이기려고 나왔습니다. 추호도 의심하지 말아 주십시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은 여러 차례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아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데다 당권 경쟁자인 다른 ‘97그룹(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과 달리 이 의원과 각을 세우지 않다 보니 ‘이재명 페이스메이커’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그게 가능하냐”고 일축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박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176석을 얻은 게 큰 성공이자 위기의 시작이었다”며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했는데 결국 못해 대선과 지선에서 패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책임’이 아니라 176명(현재 169명) 의원의 2년간의 활동과 문재인 정부 5년부터 각성해야 민주당을 재건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는 “우리가 왜 일을 못했는지 점검하고 제대로 반성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을 반대하는 분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게 이 본질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개개인의 평가는 제외하고 편하고 안일한 방식의 평
박용진 "당대표 내가 되면 보수층도 민주당 지지자된다"[전문]
“박용진이 만들어갈 민주당은 사회 연대 정당입니다. 선진국 대한민국에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한 박용진 의원은 여러 차례 민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 의원은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이재명 의원과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단숨에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박 의원은 붕괴된 중산층을 회복하는데 민주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중산층으로 가는 사다리가 무너진 청년, 내집마련의 꿈을 잃어버린 서민들에게 기회와 사회보장제도를 제공하는 정당으로 탈바꿈시겠다”면서 “현재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220만 플랫폼노동자들에게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되는 것만큼 민주당에서 상징적인 사건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정당이 정치를 하는 이유는 선거에서 승리해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서다”면서 “박용진이 민주당에서 선택받는다면 민주당을 떠난 중도층과 보수층이 다시 지지층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병원 “97그룹 단일화는 절대다수 의원들의 간절한 소망”[전문]
“공천권을 포기하겠다. 권한을 내려놓고 계파갈등을 끊어 내겠다.” 더불어민주당 8·28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 강병원 의원은 여러차례 “지도자”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는 “계파가 격하게 대립하는 원인이 공천권이라면 그걸 바꿔야 지도자”라고 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강 의원은 “위기의 순간, 결단의 순간 지도자의 역할은 발휘돼야 한다”며 “낡음과 낡음의 대결이 아닌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당 대표 공천권을 내려놓고 공천시스템을 정교하게 고도화시켜 당의 분열의 씨앗을 제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스스로를 ‘다윗’이라고 칭했다. 실제 강 의원은 정치 신인 시절 당시 3선에 도전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선에 맞붙어 신승했고, 본선에서는 이명박 정부 실력자였던 5선 이재오 전 의원을 상대로 승리해 국회에 입성했다. 학창시절 서울대 총학생회장도 운동권 진영논리를 벗어던지고 진영통합의 길을 내세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승리를 한 바 있다. ‘골리앗’을 이긴 다윗의 비결은 ‘생활정치’라고 단언했다. 강 의원은 “이념이 아닌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강훈식 “‘쿨하고 힙’한 민주당… ‘쓸모’는 기본”[전문]
“늘 보던 얼굴로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당권주자 중 유일한 비수도권 의원이다. 민주당이 전국정당을 표방하려면 (본선 후보) 3인 중 한 명은 (비수도권에서) 들어가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주자 중 유일하게 지역구가 비수도권(충남 아산을)인 강훈식 의원은 13일 서울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본인을 ‘숨은 진주’로 표현했다. 직전 대선후보와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경쟁자들에게 가려지며 지지율 고전을 겪고 있지만 ‘뻔하지 않은’ 인물이 최종 당 대표 후보로 결정되는 것만으로도 민주당 변화의 바람을 상징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은 “인지도가 가장 낮은 제가 당대표 후보가 되면 새로운 파격 구도가 형성된다”며 “나이(1973년생)도 가장 어리다. 국민들 눈에는 신선하게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단일화도 컷오프 이후 얘기될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강 의원은 본인의 경쟁력을 ‘쓸모 있음’으로 표현했다. 이해찬 당 대표 시절에는 전략기획위원장과 수석대변인을 지냈으며,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 후보의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쓸모 있는’ 역할을 맡아
[보선핫플]이재명 “큰 유능한 일꾼 필요…‘더’크게 써달라”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계양은 선거 초반만 해도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압도적인 인지도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손쉬운 승부가 예상됐지만 갈수록 선거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차이나던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한 주 만에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은 비상등이 켜졌다. 이에 이 후보 캠프는 압도적인 지역공약과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목표다. 24일 인천 계양구 임학동에 위치한 선거캠프에서 이 후보는 계양 테크노밸리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는 등 지역 민심 공략에 집중했다. 계양을 제2의 판교 테크노밸리로 만들겠다는 이 후보는 △지하철 9호선 연장 △개발이익 계양구 재투자 등을 약속하며 “계양에는 큰 유능한 일꾼이 필요하다. 실력과 성과를 입증한 제가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접전양상인 윤 후보와의 여론조사와 관련해선 “큰 물길을 보는 전화면접조사와 표면의 파도같은 변동성을 보는 자동응답(ARS)조사의 차이로 본다”며 “대통령 취임컨벤션 효과와 한미정상회담으로 정당

이메일보내기

공유하기

콘텐츠 준비중 입니다. newsview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페이지 준비중입니다.
빠른 시간 내에 콘텐츠를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