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8일 금융투자소득세 조건부 유예안을 내놓았다. 증권거래세를 0.15%로 낮추고 주식양도세 비과세 기준 역시 현행 10억 원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금투세 2년 유예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에 대한 우려 입장을 밝힌 지 닷새 만으로, 악화하는 여론에 떠밀린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즉각 “동의할 수 없다”며 사실상 거부해 여야의 공방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갖고 “증권거래세를 현행 0.23%에서 0.15%로 낮추고 정부가 추진 중인 주식양도세 비과세 기준 100억 원을 철회하는 것을 전제로 금투세 2년 유예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된 금투세는 주식·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 상품으로 연간 5000만 원이 넘는 양도차익을 거둔 투자자에게 과세하는 제도다. 여당은 주식시장 악화를 이유로 2년 유예를 주장해왔다. 이에 야당은 유예 불가 입장을 고수하다 이 같은 조건을 전제로 여당에 역제안에 나섰다.
다만 정부 여당이 금투세 시행을 2년 늦추되 거래세는 0.2%, 양도세 비과세 기준은 100억 원으로 상향한 데 대해 제동을 걸었다. 김 의장은 “0.23%에서 0.2%로 낮추면 당초 금투세 도입 시 거래세를 낮추겠다는 취지가 약해진다. 또 양도세 비과세 기준의 100억 원 상향은 전형적인 초부자 감세”라며 “이건 예정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추 경제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뒤 “0.15%로 낮추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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