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레이저 광선을 무기로 활용하는 시대가 열렸다.
방위사업청은 11일 ‘한국형 스타워즈 프로젝트’ 첫 번째 사업인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의 양산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 무기는 광섬유에서 생성한 레이저를 표적에 쏘아 맞추는 방식으로, 북한의 소형 무인기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블록-Ⅰ은 전기만 공급되면 운용이 가능하고 1회 발사 당 비용은 약 2000원에 불과하다. 또 탄약을 쓰는 기존 대공포와 달리 낙탄에 따른 피해 우려가 없으므로 도심 등에서도 사용이 보다 수월하다. 현재는 아직 출력이 낮아 소형 무인기가 대상이지만, 향후 출력을 키우면 항공기나 탄도미사일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2019년 8월부터 예산 871억 원이 투입돼 국방과학연구소가 체계개발을 주관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시제 기업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4월 전투용 적합 판정이 내려졌고 지난달 방사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연내 군에 인도돼 운용될 계획이다.
방사청은 외국에서 레이저 무기 기술을 개발 중인 사례는 많지만, 정식으로 군에 실전 배치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동석 방사청 유도무기사업부장은 “출력과 사거리가 향상된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Ⅱ 개발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영국 국방부가 고출력 레이저 무기 ‘드래곤파이어(DragonFire)' 실험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영국 국방부는 드래곤파이어가 아주 먼 거리에서 동전 크기의 물체까지 정확히 명중시킬 수 있다며, 방공체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해군이 사용하는 SM-2 미사일이 기당 200만달러(약 26억 4700만원)를 넘는 데 비해, 드래곤파이어의 1회 발사 비용은 13달러(약 1만 7000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영국의 해당무기는 아직 실전에 배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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