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강원도 강릉에 30일 오후 7시부터 긴급 재난사태가 선포됐다. 자연재난으로는 사상 처음이다. 정부는 소방탱크차량 50대를 동원해 하루 2000톤 가량을 강릉에 추가 급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단기 대응책뿐만 아니라 바닷물을 담수화해 쓰는 등의 장기 대책을 검토할 것을 관계 기관에 요청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행정안전부는 범정부 차원의 총력대응을 위해 30일 19시부로 강원도 강릉시 일원에 재난사태를 선포할 예정”이라며 “소방탱크차량 50대를 지원해 하루 약 2000 톤을 가능한 추가 급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바짝 마른 오봉저수지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강릉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가뭄 대책 회의를 주재한 후 이뤄진 결정이다. 사회재난이 아닌 자연재난으로는 사상 첫 재난사태 지역 선포다.
이 대통령은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하면서 ”식수 확보를 위해 전국적인 지원이 필요한만큼 여유가 있는 지자체에서 공동체의식을 갖고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여력이 있는 지자체에 식수 기부와 지원을 요청하고, 군·소방 급수차도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다.
재난사태는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선포하는 긴급조치다. 선포 시 인력·장비·물자 동원, 응급 지원, 공무원 비상소집 등 조치와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진다.
강원도는 전날 강릉 일대를 재난사태 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30일 오전 기준 강릉 식수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전날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15.3%를 기록했다. 가뭄이 길어지면서 강릉시는 지난 20일 1단계 제한급수(계량기 50% 잠금)를 시행했으며 저수율이 15%대로 떨어지자 27일부터 2단계(75% 잠금) 조치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홍제정수장 급수 구역 내 5만 3000여 세대가 자율 절수에 돌입한 상태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생활용수가 부족해 공공화장실을 폐쇄하는 등 급수제한이 시작됐고, 초중고교의 단축 수업이나 휴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재난지역 선포의 배경을 설명했다. 강릉 일대에는 당분간 비 예보도 없어 주민들이 더욱 애를 태우고 있다.
이후 이 대통령은 경포대 횟집 거리를 방문해 상인들을 위로했다. 횟집 상인들이 "아직까지 급수 제한으로 장사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손님들이 가뭄인데 놀러오기가 미안하다고 한다. 앞으로가 걱정이고 불안하다. 잘 해결해 달라"고 하자 대통령은 "재난사태 선포를 지시했다. 최선을 다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장단기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며 “행안부 장관이 중심이 되어 신속히 대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가뭄은) 장기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며 “(우리나라는) 장기적으로 물부족 국가”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규 저수 시설 확보 방안, 바닷물을 담수화해 물부족을 해소하는 방안 등에 대해 현장의 관계자들과 토론했다. 이날 현장 점검에는 윤호중 행안부 장관, 김광용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김홍규 강릉시장, 김승룡 강원도 소방본부장, 김명일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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