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고집할 게 아니라 전공의와 마주앉아 이들을 복귀시키기 위해 대화하는 것이 국민의힘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경기 화성시 동탄북광장에서 열린 유경준 국민의힘 화성정 후보 출정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의대정원 문제로 야기된 ‘의·정 갈등’이라도 일주일 안에 해결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0명 증원이라는 숫자에 집착하는 것은 국민 눈에 오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띄운 국회의사당의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에 대해선 “찬성한다”면서도 “선거 막판에 터트린 큰 공약에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신뢰할지 회의적이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또 “건정재정을 외치는 정부가 돈이 수십조, 수백조가 드는 공약을 발표한다고 국민들이 돌아서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최근 불거진 여당 위기론의 원인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굉장히 소중히 생각하는 가치가 공정과 정의이고, 이 정부도 이를 통해 정권을 잡았다”며 “최근에 구체적으로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아시는 (공정과 정의에서 어긋난)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당 지도부가) 더불어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을 비판할 게 아니라 남은 기간 동안 제일 중요한 중도층 민심을 돌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저도 수도권 곳곳을 다니면서 중도층과 무당층, 젊은 층들의 돌아선 마음을 조금이라도 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유승민 역할론’에 대해서는 “도움을 요청하는 후보들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유 전 의원은 “당 지도부에서 ‘총선 지원’ 요청이 있었느냐”라는 질문에 “그 누구도 연락 온 적이 없다”며 “(한 위원장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니까 아무 생각이 없지 않을까. 그렇게 밖에 답을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마 총선 시작과 공천, 그리고 총선의 마지막까지 (한 위원장이) 혼자 하겠다는 마음이 아니겠나”라며 “그분들의 마음을 모르니 그분들에게 확인해야 할 듯하다”고 다소 서운함을 토로했다.
유 전 의원은 출정식에서 시민들을 향해 절절한 목소리로 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지난 2년 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잘못한 게 있으면 정말 철저하게 반성 하겠다”며 “아직 3년의 소중한 임기가 남은 윤 정부가 최소한의 일은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의석을 이번 총선에서 확보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총선은 굉장히 어렵다. 특히 수도권이 어렵고 경기도에서도 화성정이 제일 어렵다”며 “굉장히 무거운 마음으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야당 후보들은 ‘반윤 200석’, ‘3년이 너무 길다. 빨리 끌어내리자’ 등의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며 “정부에 대해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따끔하게 해 달라. 그러나 최소한 국회에서 집권여당이 앞으로 남은 3년간 철저한 반성을 시작으로 ‘새로운 각오’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간곡히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대한민국에 많은 부분이 어렵지만, 제일 어려운 건 경제, 민생문제 아니냐”며 “오늘 내가 도우러온 유경준 후보는 국회에서 경제와 민생을 제대로 알고 일할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전문가”라고 유 후보를 소개했다. 유 후보는 여당 내 대표적인 ‘친유(친유승민)’ 의원으로 분류된다.
그는 “유 후보는 국회의원 4년을 하면서 권력 앞에 자신의 욕심을 위해 아부하지 않았다”며 “소신과 양심을 지키면서 정치를 해왔고, 그렇기 때문에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