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김정은 9월 방문 우라늄시설, 강선 미신고 단지"

그로시 사무총장 "심각한 우려"

영변 핵시설은 가동 계속 정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해 비약적인 성과를 낼 것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월 1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빈 AF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 2024.11.21 photo@yna.co.kr


국제 핵비확산 감시 기구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올 9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문한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이 평양 인근의 미신고 시설 강선 단지로 보인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사회 모두발언에서 “IAEA는 북한 핵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감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로시 총장은 9월 북한의 김 위원장 핵시설 방문 사실 공개를 언급하면서, 해당 사진 속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연속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 다수를 연결한 설비)와 인프라가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의 배치, 강선 복합단지의 본관 구조 및 새로 지어진 별관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해당 사진 속 부속건물에 원심분리기를 설치하는 모습은 ‘원심분리기 대수를 늘려 핵무기 생산을 강화하라’는 김 위원장의 주문과도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강선의 미신고 농축 시설 공개와 김 위원장의 '무기급 핵물질 생산 기반 강화' 지시는 심각한 우려사항이라고 강조했다.

9월 1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 지도했다며 고농축 우라늄 제조시설을 공개했지만, 해당 시설이 어디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북한이 2010년 11월 미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 일행을 평안북도 영변으로 초청, 원심분리기 2천개 등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보여준 적은 있지만 보도 매체를 통해 직접 공개한 것은 처음이었다.

국정원은 9월 26일 김 위원장 방문 시설이 위치한 지역에 대해 "과거 여러 사례를 볼 때 강선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확정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와 함께 영변 핵시설 내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이 계속 가동되고 있다는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영변의 경수로가 간헐적으로 계속 가동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며 이는 진행 중인 커미셔닝(원자로에 최초로 핵연료를 정전해 각종 시험을 하면서 출력을 높여가는 시운전) 과정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또 영변의 5㎿ 원자로는 8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까지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IAEA 전문가들은 이것이 원자로에 연료를 재공급하고 7번째 가동 주기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원자로에서 인출된 사용후 연료는 몇 달간 간 냉각된 후 재처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서는 그로시 사무총장은 큰 변화 없이 여전히 핵실험 지원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미신고 농축시설 공개, 경수로의 지속적인 시운전을 포함한 북한 핵 프로그램 지속 및 추가 개발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는 북한에 관련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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