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식 콘도와 해수욕장, 이동을 위한 트램과 범퍼카·4D 오락기·'회전기마사격'까지 갖춘 강원도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의 면면이 공개됐다. 갈마지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건설 과정을 챙겨온 만큼 최첨단 시설이 들어섰지만, 그럼에도 간간이 고풍스러운 부분이 엿보인다.
노동신문은 10일 '세상에 둘도 없는 동해명승에 인민의 웃음 파도친다'는 제목으로 갈마지구의 사진 20여 장을 보도했다. 해수욕장은 피서객들로 가득한 가운데 갓 완공된 숙박 시설들과 상업용 건물들이 눈에 띈다. 북측 보도에 따르면 갈마지구는 2만여명 가량이 숙박 가능하다. 이는 북한 최대 규모일 것이라는 게 통일부의 평가다. 상당한 규모인 만큼, 단지 내에서의 이동을 위한 대중교통수단으로는 트램과 축전지차(전기차)가 도입됐다.
이전까지는 갈마지구의 겉모습만 공개됐지만, 이번에는 숙박시설 내부도 확인할 수 있다. 취사 가능한 콘도리조트에 숙박하면서 직접 식사를 준비하는 가족들의 모습, 쇼핑 시설에서 식료품을 구경하는 여행객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북한 대표 음식점인 옥류관도 갈마 지점을 냈다.
다양한 오락시설도 눈길을 끈다. 범퍼카와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4D 오락기, 회전목마와 사격게임을 합친 듯한 회전기마사격 놀이시설 등이 공개됐다.
노동신문은 갈마지구가 공식 개장한 지난 1일부터 "수많은 사람이 몰려오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방문객들이 구체적으로 몇 명이나 되는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현재 북한의 경제 상황과 교통 인프라 등을 감안하면 이러한 보도 사진을 연출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이 동원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은 갈마지구에 러시아와 중국 단체 관광객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여행사인 보스토크 인투르는 최근 7~8월 갈마지구 패키지여행 상품을 1인당 1840달러(약 251만 원)에 내놨다. 평양에서 원산까지 가는 항공편, 갈마 리조트에서의 4박, 마식령스키장 견학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해외 관광객 유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KDI 북한경제리뷰 6월호에 기고한 '중러 대상 북한 외래 관광에 대한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서 "러시아 극동지역은 북한과 가깝지만 인구가 적고 소득 수준이 낮아서 북한관광 수요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인 관광에 대해서도 "연간 100만∼200만 명의 외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북중관계가 불편해지면 관광이 위축되거나 중단된 전례를 제시했다. 이 책임연구위원은 "2000년대 중반처럼 남한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다면 북한 관광산업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대외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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